629회 오래된 풍경 안부를 묻다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드는 계절의 끝자락 세월을 따라 사람과 함께 나이가 든 풍경들이 있다. 낡고 빛이 바래가지만, 오랜 경험과 지혜가 쌓여 새로운 쓸모를 간직한 풍경들이 그 시간만큼 더 깊고 단단해진 인생의 맛을 만나본다.
고단한 세월을 찧다 - 청도 80년 정미소를 지키는 할머니 이야기
경북 청도군 유천마을, 청도에서 제일 큰 번화가였던 유천마을, 마을도 세월을 피하지 못했다. 동네에서 변하지 않은 유일한 정미소를 지키고 있는 김말순 어르신의 하루도 여전하다.
청도 김말순 80년 전통 정미소
영신정미소
주소: 경북 청도군 청도읍 내호리 유천길 43
가을걷이가 한창일 때면 벼를 도정 하기 위해 찾아오는 손님들로 분주하다는데. 칠순을 훌쩍 넘긴 나이에도 가만히 손 놓고 구경만 하는 법이 없다. 기계 돌리는 일은 위험하다며 손도 못 대게 하던 다정한 남편은 먼저 떠났다.
홀로 정미소를 지키고 있는 말순 어르신의 옆자리를 지켜주는 오래된 이웃들이 있다. 그 시절을 함께 지나온 마을 사람들에게 세월을 찧고 추억을 쌓으며 살아온 정미소는 동네 사랑방이다.
이곳에 모이면 봉지 커피로 시작해, 갓 지은 햅쌀밥에 조물조물 무쳐낸 나물을 넣은 비빔밥, 아궁이 불에 구워낸 자반 고등어 한 마리까지 특별할 게 없지만 손에서 일을 놓지 못하고 살아온 서로를 위해 최고의 한 끼가 차려진다.
마주 앉아 맛있는 음식을 함께 나눌 수 이웃들이 있어 고맙다. 그렇게 80년 세월을 품은 정미소에 또 한 번의 가을이 지나간다.
(출처: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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