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새벽 노동은 대부분 남을 위한 작업이다. 가로등 불빛 아래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은 다음 날 아침 쾌적하게 거리를 누빌 시민들을 떠올린다. 동이 트도록 물고기를 길어 올리는 어부는 누군가의 아침상에 오를 신선한 생선 한 토막을 생각한다.
새보다 일찍 일어나 시장에 활력을 보태는 상인들은 양손 무겁게 떠나는 손님의 얼굴에 마주 웃는다. 대부분 사람들이 잠들어 있을 시간에 움직이는 우렁각시 같은 사람들.의 힘의 원천은 다름 아닌 새벽에 뜨는 밥 한술이다.
예로부터 농촌에서 새벽밥을 먹고 나서 쟁기질에 나선 것처럼 지금에 와서도 밥은 여전히 노동의 힘이요 위로다. 새벽을 여는 사람들을 만나 그들의 든든한 한 끼가 되어준 새벽 밥상을 들여다본다.
도시를 비추는 달빛노동자– 대전광역시
온종일 밟히고 더럽혀진 거리를 밤새 쓸고 닦으며 위로해주는 이들이 있다. 사람들이 잠든 시간 청결하고 아름다운 거리를 만들어내는 환경미화원이 그 주인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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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에서 최초로 생활폐기물처리를 위해 설립된 지방자치단체조합 ‘대전환경사업 지방자치단체조합’에 소속된 환경미화원들은 대전광역시 전역의 거리 청소를 도맡고 있다. 환경미화원 중에서도 가장 먼저 거리로 나서는 이들은 수차운전원이다.
큰 트럭이 들어갈 수 없는 좁은 골목을 다니며 구석구석의 쓰레기까지 샅샅이 훑어내는 골목길의 전문가들이다. 어두운 밤 중에 혼자 하는 일이지만 외로울 새도 없다는데. 수차운전원이 큰길로 쓰레기 옮겨놓으면 새벽 4시에 출근하는 수거원이 다음 타자로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잘 못 배출된 쓰레기 때문에 오물을 뒤집어쓰는가 하면 다치는 일도 빈번하다. 그런데도 묵묵히 움직이는 환경미화원들의 노고 끝에 매일 아침 거리는 환골탈태한다. 환경미화원들은 새벽부터 일어나 남들보다 일찍 하루를 시작하기에 허기도 그만큼 빨리 찾아온다고 한다.
이들에게 새벽밥은 든든한 연료이자 위로이다. 환경미화원 남편을 둔 한자경 씨는 그 의미를 누구보다 절실히 아는 사람이다. 매일 새벽 두 시 반, 자경 씨가 소각장에 자리한 구내식당으로 출근하면서 책임감을 다지는 이유다.
몸을 써서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을 위해 점심만큼이나 든든한 메뉴들로 식단을 꾸린다는데. 홀로 준비하는 구내식당이라고 해서 허술할 수는 없다. 생강술과 마늘로 잡내를 제거한 뒤 신선한 채소와 함께 볶아내는 제육볶음은 언제나 인기 만점이다.
제철 재료를 맛보는 즐거움까지 선사하기 위해 요즈음 맛이 잘 든 마늘종으로 건새우마늘종볶음을 뚝딱 해낸다. 속을 편안하게 해주는 청국장에 푹 익은 쪽파김치를 넣는 것은 자경 씨만의 비법이라는데, 정성으로 차려낸 새벽밥이 환경미화원들에게 응원으로 전해지는 현장에 가본다.
(출처: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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