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남도 산청군 차황면 작은 시골마을에 농사 잘 짓기로 소문난 일꾼이 있다. 동글동글 앳된 얼굴의 열일곱 고3 백영빈은 장차 아버지 같은 농부가 되겠다는 꿈을 갖고 학교에서도 농사 생각뿐, 마음은 콩밭 아닌, 논밭에 가 있다. 친구들이 수능 공부할 때 드론 자격증 공부를 하는 수험생으로 원해서 하는 공부는 꿀잼, 이미 굴착기 국가 자격증까지 따뒀다.
매일 아침, 수험생의 일과는 축사 들르기, 농사일이 힘들어 반대했던 부모님이 응원의 선물로 소를 사주셨고 자기 밥은 못 먹어도 소밥을 챙겨주고 사람들과 친해지라 라디오를 틀어준다. 모두 농사 선생님인 아버지가 하던 그 방법 그대로다.
아버지 백금택(52) 씨는 용접일을 하다 서른에 고향으로 돌아와 아내 이상남(47) 씨와 농사를 시작했고 소 운송 함께 하며 부지런히 살림을 늘리고, 삼남매를 키웠다. 첫째 혜빈(19)이는 예천에서 대학에 다니고 영빈이는 마을의 작은 이장이자 최고 일꾼, 막내 성빈(15)이는 농사에는 별 관심 없지만 늘 부르면 달려와 일을 돕는다.
마을에서 가장 젊은 일꾼, 영빈이는 베테랑 농부 아버지보다 일 욕심이 많다. 비 오는 날에도 트랙터를 몰고 혼자 논일을 나가고 동네 어르신들 논농사도 거드느라 숨 돌릴 새가 없다.
드디어 모내기가 시작되고, 일 잘하는 열일곱 일꾼이 이앙기 운전대를 넘보는데, 이앙기로 모를 심어본 적은 없다. 산비탈 논들이라 이앙기를 몰기는 쉽지 않은데, 잔뜩 긴장한 영빈이, 드디어 기회가 왔다. 경상남도 산청, 정겨운 고향 마을에서 굽이굽이 다랑논을 지키며 농사를 짓고 싶다는 꿈 많은 영빈이 우리 마을 최고 일꾼이 탄생했다.
20년 베테랑 농부 아버지를 따라다니며 농사를 배운지도 6년째다. 반 친구들이 국영수 공부할 때 영빈이는 나 홀로 농사 공부에 학교에서도 드론 자격증을 따기 위해 공부하고 일마치고 돌아오면 축산 책부터 펼쳐 든다.
영빈이의 아침일과는 집 앞 포도 순을 살피고 축사에 들러 소 밥 챙기며 아버지가 물려주신 작은 축사에 올해 초, 부모님에게 선물 받은 소 여섯 마리를 키우고 있다. 소 키우는 농부가 꿈인 영빈이는 장차 소 500마리까지 늘리겠다는 포부를 키운다.
마을 이장인 아버지가 바쁘면 ‘작은 이장’ 영빈이가 움직인다. 50대인 아버지가 제일 젊은 시골 마을에서 영빈이는 다리 아픈 어르신들에게 택시 이용권을 배달한다. 어릴 때부터 봐온 동네 어르신들이 다 친할머니, 친할아버지 같다는 살가운 일꾼이 부르면 달려가 농기계도 조립해주고 포도 순도 정리해준다.
부산에서 용접 일을 했던 금택 씨, 나이 서른에 고향 마을로 돌아왔고 아내 이상남(47) 씨와 결혼해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 금택씨는 부모님도 대대로 고향에서 농사짓는 농부였지만 물려받은 건 하나 없이 시작했다. 산청, 거창, 함양 어디든 소 운반 일이 있으면 달려갔고 소 서너 마리로 시작해 60여 마리까지 늘렸다.
마을엔 굽이굽이 골짜기 논이 많은 탓에 농사가 쉽지도 않았는데, 어린 아들 영빈이가 농사를 짓겠다니 금택 씬 걱정이 앞섰다. 하지만 그 고집을 누가 말릴까. 학교 공부보다 농사를 더 좋아하는 아들은 스스로 굴착기 자격증을 땄고 동네 어르신들 논 갈아주고 비료도 뿌려주면서 알아서 용돈도 번다.
젊었을 때부터 소 운송 일하느라 어깨가 아픈 아버지 일 빨리 쉬게 해드리고 싶다는 마음도 기특하다. 그리하여 시작된 아버지와 아들의 농사 수업으로, 아버지와 아들이 직접 볍씨를 뿌려 모를 키우고 함께 우시장에 가 직접 소도 고른다. 트랙터를 같이 몰고 나가 이웃 논 로터리 작업도 나눠서 한다.
한편, 비 오는 날, 영빈이는 아버지가 말려도 기어이 혼자 논일을 나가는데, 다음날, 아버지가 나가보니 논두렁이 무너져 물이 빠져나가고 있다. 시골 마을에 농번기가 다시 시작되고 마을에서 가장 젊은 일꾼이 사는 집, 영빈이네 농사뿐 아니라 나이 많은 마을 어르신들 논까지 이집 저집 다니며 논에 물을 대주고, 논 갈아주고, 모 심을 준비를 한다.
막내 성빈(15)이는 집안일 잘 돕는 딸 같은 막내아들이다. 엄마 심부름도 잘하고 농사엔 관심이 없지만 누구든 부르면 달려가 일손을 거든다. 괭이 들고 논일을 돕던 성빈이가, 일이 서툰 탓에 그만 다치고 마는데 얼굴에서 피가 철철 흐른다. 드디어 모내기가 시작되고 올해는 날씨가 안 좋아 늦어진 만큼 더 부지런히 움직이는 가족은 삼부자가 힘을 합쳐 모판을 옮기고 모를 심는데 금택 씬 일꾼들이 좋아 일이 빨리 끝난다며 흐뭇하게 웃는다.
못 다루는 농기계가 없다는 영빈이가 그런 영빈이가 작업해 보지 못한 게 이앙기인데, 처음으로 이앙기를 잡고 모를 심을 기회가 오고, 능숙하게 논일을 해내던 열일곱 일꾼, 바짝 긴장한다. 영빈이의 첫 모내기가 무사히 끝나고 올해 풍년을 기원하며 논 앞에 앉아 볶음밥 새참을 먹는 가족의 모습이 보인다. “내 양식은 내가 심었어요” 영빈이는 뿌듯한 웃음을 짓는다.
농사가 너무 좋은 일꾼이지만 아직 고3 수험생, 영빈이의 학교 진로상담 시간, 축산과로 일찌감치 전공은 정했지만 소홀했던 학교 공부로 현실은 더 노력해야 한다고 한다. 그날 저녁, 농사 잘 짓는 아들도 좋지만 대학은 꼭 가야 한다는 게 부모님 생각에 영빈이는 공부에 더 최선을 다해보기로 다짐한다.
인간극장 발레리노 트로트 가수 정민찬 발레트롯 아버지가 돌아오셨다
며칠 후, 예천에 있는 대학교에 진학한 첫째 혜빈(19)이도 오랜만에 집에 오고 두 동생을 향한 누나의 호통, “초석을 잘 닦아라”~ 사실 누나가 온 건 엄마의 생일날이 얼마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삼남매가 똘똘 뭉쳐, 형제는 케이크와 선물을 사고 누나는 미역국을 끓인다. 생일날, 일이 많으니 아침 일찍부터 파티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쏟아진 폭우에 생긴 논 구멍, 기껏 심은 모가 빨려 들어가기 시작한다.
인간극장 천생연분 육십의 신혼일기 6시내고향 리포터 섬섬옥수 섬돌이 최석구 차경아
금택 씨가 상황 수습에 나서보고, 엄마의 생일상은 차갑게 식어만 간다. 모내기가 마무리되어 가고, 학교에선 영빈이가 졸업사진을 찍는다. 마을 다랑논에 내려앉은 노을을 바라보며 동네 자랑하는 열일곱 일꾼 영빈이에겐 고향 마을을 지키며 농사를 짓고 싶다는 꿈이 있다. 단내 나게 바쁜 하루를 보내며 또 한 뼘 성장하는 열일곱 농부이자 마을 최고의 일꾼이 오늘도 트랙터를 타고 부지런히 일을 나선다.
(출처: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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