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3편. 새참 왔어요
곳곳에 벗어놓은 진흙에 젖은 장화, 손 때 묻은 밀짚모자, 광주리를 이고 걸어오던 아낙, 주전자를 들고 뛰어오던 아이들. 이제는 사라지고 없는 아득한 기억이고, 빛바랜 추억을 다시 볼 수 있는 건 얼마나 반가운 일인지 모른다.
일 년 중 가장 바쁜 농번기, 산과 들, 바다를 일구며 살아가는 이들에게 들밥 한 끼는 어떤 의미일지 한국기행과 함께 해 본다.
1부. 대숲에서 한 끼
푸른 대나무 숲이 울창하게 펼쳐진 전라남도 담양군에서 싱그러운 초록빛이 가득한 마을에서 살아가는 국근섭, 김가혜 부부와 함께한다.
담양 대나무숲 한옥 민박 정보 내다마을 박물관 죽녹원 메타쉐콰이어 근처 민박
명가혜민박
주소: 전남 담양군 담양읍 내다길 83 삼다리 343
전화번호: 0507-1337-6015
한국기행 부안 변산 샤스타데이지 군락길 여름 명소 등반전문가 산악인 진재창 박정순
녹음이 짙어지는 계절이면 근섭 씨는 지인들과 대밭으로 향한다. 딱 이맘때만 맛볼 수 있는 죽순을 캐기 위해서다. 죽순은 열흘이 지나면 대나무로 자라기 때문에 늦지 않게 캐야 죽순을 만날 수 있다. 대밭에서 땀 흘리는 남편과 친구들을 위해 아내 가혜 씨는 새참을 준비한다.
“새참 오니까 예전에 우리 어머니 생각이 나네.” 아내 가혜 씨가 대숲으로 새참 배달을 나온다. 돗자리 펴고 둘러앉아 새참을 맛보는데. 죽순밥에 죽순 된장국, 죽순 회무침은 여름철 더위와 고생도 잊게 해 주는 별미 중 별미이다. 아내 가혜 씨의 새참으로 배 든든히 채우고 다시, 대나무밭으로 발길을 옮긴다.
한국기행 부안 명당마을 연근 연꽃 이장 김형록 황향순 연농사
대나무 이슬을 먹고 자란 야생 녹차를 따기 위해서다. 일할 때 노동요는 빠질 수 없다. 판소리를 배운 근섭 씨의 소리 한 자락 들으며 힘을 낸다. 일을 마친 후 대나무 숲에 폭 안긴 부부의 한옥에서 죽로차 한 잔 곁들이며, 대숲에서 부부의 고즈넉한 시간을 들여다본다.
(출처: 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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