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덕도 앞바다에 다섯 해녀와 한 명의 선장이 타고 있는 배 한 대가 들어온다. 이들은 바다에서도, 육지에서도 꼭 붙어 다니는 가덕도의 소문난 해녀 5총사이다. 이들 해녀 5총사의 물질 경력만 전부 합쳐도 2백 년 가까이 되는 베테랑 해녀들이다.
그런데, 해산물을 가득 실은 수레를 끌고 한영희(68) 씨, 허만우(67) 씨 부부의 집으로 향한다. 장미꽃이 피어있는 2층 벽돌집에서 허만우 선장과 5총사, 총 여섯 식구가 복작복작 지내고 있다. 꼭 붙어 다니는 것도 모자라 5총사가 함께 살게 된 건 15년 전이다.
바로 영희 씨의 언니 일화 씨가 맺어준 인연으로, 영희 씨의 친정어머니가 돌아가시며 허전함을 느낄 때쯤, 부산 영도에서 물질하던 해녀들은 매립으로 인해 작업 터전을 잃었다. 일화 씨의 제안으로 영도의 해녀들이 가덕도로 ‘원정 물질’을 오게 된 것이다. 처음엔 가덕도 ‘바다’가 좋아서 함께 했던 이들은 이젠 ‘사람’이 좋아서 15년째 유쾌한 동거를 이어 나가고 있다.
자식들 다 키워서 도시로 보내놓고 적적한 황혼을 서로 의지하며 함께 지내는 5총사는 힘든 해녀 일이지만 서로의 존재만으로도 큰 힘이 된다. 한 지붕 아래 살아가는 5총사의 신나는 바다 인생을 따라가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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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동네 참견 다 해야만 직성이 풀리는 선장 만우 씨와 그런 만우 씨를 다 받아주는 넉넉한 아내 영희 씨, 5총사의 맏언니 순옥 씨와 5총사의 물질을 총 지휘하는 작업 대장 일화 씨, 이 집안의 분위기 메이커인 장난기 많은 정숙 씨와 막내 대감 씨까지 총 여섯 명이 한 지붕 아래 알콩달콩 살아간다.
네 명의 해녀는 평일엔 가덕도 영희 씨 집에서 지내고 주말마다 남편이 있는 영도 집으로 돌아간다. 오랜 해녀 생활로 온몸은 파스 투성이에, 챙겨 먹는 약도 한 움큼이다. 모두들 지병 하나씩은 안고 살아가지만 그래도 매일 뛰어드는 바다가 좋단다.
직접 잡은 해산물들로 차려 먹는 저녁 식사와 같이 보는 드라마 한 편이면 언제 그랬냐는 듯 쌓였던 피로가 싹 풀린다고 한다. 이들이 오랫동안 끈끈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은 서로에 대한 배려심이다. 누가 많이 잡든, 적게 잡든 모두 함께 일하고 똑같이 나누는 5총사는 서로를 내 몸처럼 아끼며 그렇게 15년을 함께해 왔다.
이젠 가족만큼이나 서로를 더 잘 아는 다섯 해녀의 유쾌한 동거생활을 만나본다. 가덕도 천성초등학교 맨 뒷자리에 얌전한 단발머리 소녀와 ‘빨간 마후라’라 불리던 소년이 있었다. 바로 영희 씨와 만우 씨의 어린 시절이다. 영희 씨는 해녀였던 어머니 대신 동생을 돌보느라 1년 늦게 입학했고, 덕분에 만우 씨를 같은 학년, 같은 반에서 만나게 됐다.
둘 다 키가 큰 탓에 중학교 때까지 맨 뒷자리는 언제나 둘의 차지였고, 학창 시절 내내 짝꿍이던 둘은 그렇게 평생의 짝꿍이 되었다. 좋은 시절도 잠시, 만우 씨는 가덕도에서 유명한 술꾼이었는데, 영희 씨는 그런 만우 씨 때문에 젊은 시절 꽤 속앓이 했단다.
만우 씨는 세월 지나 돌이켜보니 영희 씨가 오랫동안 물질하며 고생한 것도, 요즘 들어 몸이 안 좋은 것도 모두 자기 탓인 것만 같아 아내에게 미안한 마음이 크다. 하지만 ‘미안하다’라는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 무뚝뚝한 만우 씨는 아내에게 이제라도 진심을 표현할 수 있을까. 영희 씨는 가덕도에서 실력 좋기로 소문난 상군 해녀였다.
한 번 숨 참으면 자기 키의 열다섯 배 되는 깊이까지 거뜬히 잠수했단다. 해녀였던 영희 씨 어머니는 부디 딸만은 힘든 물질 않길 바랐고 영희 씨도 젊은 시절 물질 대신 여러 일들 해봤다. 그러나 토끼 같은 네 아들에, 철없는 남편 술값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영희 씨는 다시 바다로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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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년 전 찾아온 ‘폐 색전증’ 때문일까 오늘따라 숨은 턱 끝까지 차오르고 가슴은 제멋대로 헐떡거린다. 결국 영희 씨는 물에 들어간 지 10분 만에 물질을 그만두고 배로 올라온다. 예전엔 한 번 바다에 들어가면 몸집만 한 망사리에 해산물 가득 잡아 왔는데, 이젠 고작 작은 바가지에 담긴 해삼 대여섯 개가 전부다.
‘해녀 인생 다 살았지’하고 애써 웃어넘기지만 바다를 보는 영희 씨 얼굴엔 아쉬움이 잔뜩 묻어난다. 물질하러 가는 네 해녀에게 손 흔들어 주고는 테왁 대신 쟁기를 들고, 바다 대신 밭으로 향하는 영희 씨. 발걸음이 무겁다.
만우 씨는 육지에 혼자 남겨진 영희 씨가 눈에 밟힌다. 아픈 아내가 이제는 물질을 그만뒀으면 하지만, 한편으론 평생 바다에서 지낸 영희 씨 마음이 상할까 걱정도 된다. 10년 넘게 같이 작업했던 네 해녀도 영희 씨의 빈자리가 유달리 크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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