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세월 소리꾼, 명창 남해웅 시는 국립창극단의 부수석 단원이다. 그에게는 광대의 피를 물려받은 두 아들이 있다. 큰 아들 상동 씨는 자신의 뒤를 이어 판소리를 전공했고, 둘째 아들 창동 씨는 국가무형문화재 줄타기를 이수했다.
남해웅씨는 스무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판소리에 입문해 한결같이 소리에 묻혀 사는 천생 광대이다. ‘재능을 이기는 것은 노력’이라고 믿는 해웅 씨는 두 아들에게도 항상 ‘연습, 또 연습’을 강조하는 아버지다. 자신에게 없는 재능을 분명 타고난 두 아들이지만 해웅 씨가 보기에 연습량은 항상 기대에 못 미친다.
줄판의 어릿광대인 해웅 씨가 매일 연습하며 호흡을 맞추는 줄광대 둘째아들과는 쿵짝이 잘 맞지만, 아버지를 따라 판소리를 전공하는 큰아들 연습량은 늘 성에 안 찬다. 두 아들에겐 또 그 나름의 고충이 있다. 지난해 국립국악원에서 주최한 큰 경연대회에서 금상을 수상할 만큼 실력파인 큰아들 상동 씨는 자신을 믿어주지 않는 아버지가 서운할 따름이다.
이제 갓 군 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둘째 아들 창동 씨는 18개월의 공백을 빨리 메우고 싶어 마음이 조급하다.
‘라떼는~’ 이라는 꼰대 멘트를 달고 사는 20세기 광대 남해웅 씨와 아버지 그늘을 벗어나 스스로 일어서고 싶은 21세기 광대 두 아들의 달콤살벌하면서도 뜨거운 인생을 들여다본다. 스무살 늦은 나이에 판소리를 배우기 시작해 30년 세월을 소리꾼으로 살아온 남해웅 씨는 아침에 눈뜰 때부터 밤에 잠들 때까지 판소리 음악을 듣고 부르는 ‘천생 광대’다.
지금도 하루에 2~3시간은 꼭 소리 연습에 투자하는 해웅 씨는 동료들도 인정하는 열혈 광대, 오죽하면 두 아들까지 광대로 키웠을까할 정도로, 슬하에 2남 1녀 중 두 아들은 아버지를 따라 국악계에 몸담고 있다.
판소리를 전공한 큰아들 상동 씨는 큰 대회에서 입상하며 군복무까지 면제받은 실력파이며, 둘째아들 창동 씨는 국내에서 첫 손에 꼽히는 줄광대다. 남들 눈에는 ‘엄친아’가 분명한 두 아들이지만, 해웅 씨는 불만이 있다. 특히 해웅 씨 보기엔 두 아들의 연습량이 턱없이 부족하다. 한편, 두 아들에겐 아버지의 ‘라떼는~’ 타령이 여간 피곤하지 않다.
‘너희들 공부하라고 아버지가 평생 모은 판소리 음반 좀 열심히 들어라’ 하는 해웅 씨에게 두 아들은 말한다. ‘MZ 세대들은 인터넷 세상에서 더 많은 음악을 들을 수 있어요’라고 말이다. 지난 달, 남해웅 씨는 판소리 ‘적벽가’ 완창에 도전했다.
소리꾼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판소리 완창을 위해 혹독한 훈련을 하느라 소화불량과 역류성 식도염을 얻었지만, 두 아들에게 박수를 받는 순간 모든 고생이 씻겨나가는 뿌듯함을 느꼈다. 소리꾼으로 살면서 매일 변화와 발전을 향해 나아가는 아버지, 남해웅 씨의 열정이 두 아들은 존경스러운 동시에 부담스럽다.
한 분야에서 자신만의 입지를 다지고 있는 아버지처럼 줄광대로서 최고의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매일 같이 줄에 오르는 창동 씨는 목숨을 건 줄타기의 두려움과 매일 싸우며 줄타기 잔노릇을 계승 발전시켜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그런가 하면, 각자의 분야에서 어느 정도 입지를 다진 아버지, 동생과는 달리, 아직 아무것도 이룬 게 없다고 생각하는 상동 씨는 자신의 인생을 어떻게 개척해갈 것인지가 가장 큰 숙제다. 줄광대 아들 창동 씨의 어릿광대로 줄판에 서는 해웅 씨는 연습 때나 공연 때나 늘 둘째 아들과 함께한다. 그런데 요즘엔 줄판에 서는 해웅 씨 어깨가 더 으쓱해졌다.
큰아들 상동 씨도 줄판에 소리꾼으로 함께 서기 시작한 것이다. 줄광대 아들과 소리꾼 아들을 등에 업은 해웅 씨는 세상을 다 가진 어릿광대, 광대 삼부자의 신명나는 인생 한 판이 벌어진다.
(출처: KBS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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