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5편. 우리 지금 ‘맛’나-2부. 적금도의 여름잔치
전라남도 여수의 서쪽 바다에 자리한 섬. 쌓을 적(積), 쇠 금(金) 자를 쓰는 이름 때문일까, 금이 많다는 전설의 적금도로 향한다. 17년 전, 이 근방에서 처음으로 ‘단지 문어잡이’를 시작한 김성섭 씨와 이후자 씨는 특히 여름에 기운찬 돌문어를 함께 잡으러 다니는 사이좋은 부부다.
적금도에 시집와 날마다 배에 올랐다는 후자 씨는 손맛 묵직하게 잡히는 돌문어 덕분에 자식들도 입히고 가르치며 평생 바다에 기대어 살았단다. 3년 전, 다리가 놓이기 전까지는 외지인 발길이 거의 닿지 않았다는 미지의 섬이었다.
부녀회장인 후자 씨가 더울 때 찾는다는 금굴과 적금도 사람들이 보물처럼 여기는 항아리 우물 같은 옛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여름날 오후, 적금도를 찾은 반가운 손님은 섬 향토 음식을 연구하다가 적금도에 반찬 나눔 봉사를 하게 됐다는 임옥자 씨다.
해초초무침과 갓물김치, 가오리회무침 등 음식 해오느라 고생한 옥자 씨를 위해 부녀회장 후자 씨가 음식 대접에 나섰다.
탱글탱글한 참소라를 듬뿍 넣은 개운한 맛의 물회, 옥자 씨와 후자 씨가 손맛을 함께 만들어 낸 문어 먹장국은 문어 내장으로 오묘한 감칠맛을 낸 향토 음식이다.
갈아낸 쌀과 깨에 다섯 가지 해산물을 넣고 끓인 적금도의 오래된 맛, ‘해물찌갱이탕국’까지 완성한다. 풍성한 맛을 나누며 정을 쌓아가는 적금도의 여름 잔치를 함께 한다.
(출처: 한국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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