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호(81), 전태연(71) 부부의 하루는 동도 트지 않은 새벽에 시작된다. 수업에 늦지 않으려면 서둘러 밭일을 마치고 학교 갈 준비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사와 학업을 병행하려니 저녁엔 숟가락만 놓으면 잠들기 일쑤다. 즐겨보던 TV 프로그램도 못 보게 됐지만, 늦공부 재미에 푹 빠진 노부부는 요즘 신바람이 난다.
환갑 진갑 다 지나고 칠순을 넘어 어느덧 팔순. 오 남매 남부럽지 않게 키워냈고, 농사지을 땅 있고, 남들은 이만하면 잘 살았다고 하는데 달호 할아버지 마음 한편에 늘 채워지지 않는 헛헛함이 있었다.
살아오는 동안 여기저기서 감사패, 공로패는 숱하게 받아 봤지만 남들 다 있는 학교 졸업장 하나 없는 게 평생의 한. 없는 집에 태어나 입에 풀칠하기도 급급했던 처지에 배움은 사치였기 때문이다. 태연 할머니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 어려운 살림에 딸이라는 이유로 학교 문턱조차 넘어보지 못했다. 그런데 얼마 전 꿈같은 일이 벌어졌다.
증산초등학교
주소: 경상북도 김천시 증산면 증산1로 29
인간극장 우린 요트에서 살아요 세계일주 가족 리전드호 요트가격 이우석 이다리
부부가 나란히 초등학교에 입학을 하게 된 것이다. 인근 마을을 통틀어 총 15명의 노인들이 함께 초등학교에 입학해 배움을 향한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오늘 배운 뺄셈은 자고 나면 언제 배웠나 싶고 분명 읽을 수 있는 글잔데도 안 보고 쓰려면 가물가물해 답답하지만 학구열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
마을 노인들이 초등학교에 다니게 된 건 학교가 올해 분교로 전환될 위기에 놓이면서다. 80년대엔 전교생이 600명이 넘었던 증산초등학교지만 올해는 7명으로 줄었다. 주변에 있던 초등학교들이 다 문을 닫고 지역에 유일하게 남은 초등학교인데, 이러다간 이 학교마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위기감에 지역 주민들이 학교 살리기에 나섰다.
마을 이장들이 경로당을 찾아다니며 배움에 목마른 노인들을 수소문했고 지원한 50여 명의 노인들 중 15명에게 입학이 허가됐다. 경상북도 김천에 있는 증산 초등학교에는 아침 8시 50분이면 어김없이 교문 앞에 노란색 스쿨버스 문이 열리자 책가방을 둘러멘 십여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교실에 들어선다.
제일 먼저 이름표 달린 교복 조끼를 챙겨입고 혈압부터 재며 여느 초등학교 교실과는 한참 다른 풍경이 펼쳐진다. 그도 그럴 것이 전교생 22명 가운데 15명이 평균 연령 79세의 노인들로 모두 올봄에 1학년 신입생으로 입학했다.
청일점이자 학급회장을 맡고 있는 달호 할아버지를 비롯해 아내 태연 할머니, 부회장 박래순 할머니(74), 최고령 엄순영 할머니(89) 등 개성도 사연도 모두 다르다. 학령에 맞춰 입학한 8살 신입생은 지환이와 도현이 단 2명뿐으로 그럴 때 나서는 게 바로 증손자뻘의 어린 동급생들이다.
틈틈이 교실을 돌아다니며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공부를 도와주고 있다. 아이들은 늘 칭찬을 아끼지 않는 어른들 덕분에 자존감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공부도 가르쳐 드리고 급식 시간에 수저도 챙겨 드리면서 어른을 공경하는 법도 배워가고 있다.
황혼의 끝자락에 기적처럼 찾아온 배움의 기회에 아침마다 가방을 메고 학교에 가는 길이 더없이 행복하다는 초등학생 노부부의 늦깎이 '학창 시절'을 들여다본다.
(출처: KBS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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