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진강을 닮은 이들의 마음에 해가 뜨네
하동의 한 재래시장, 옛 하동포구의 명성을 이어가듯 온갖 수산물이 저마다 싱싱함을 뽐내고 있다. 모녀처럼 다정한 박명입(84세) 씨와 이영미(65세) 씨도 싱싱한 파래를 사기 위해 이곳을 찾았단다.
경상남도 하동군 고전면
4년 전 누구보다도 성실했던 남편이 세상을 떠나고, 지친 몸과 마음을 이끌고 돌아온 고향마을. 내일을 그리기 힘들었던 영미 씨를 명입 씨를 비롯한 마을 어르신들이 어머니처럼 다정하게 품어주었다.
겨울 김장 김치가 떨어져 갈 때쯤이면 간절기 김치로 담갔다는 파래김치도 영미 씨를 위한 선물이었단다. 하동의 전통음식을 할머니들께 배우지만, 사실 영미 씨는 할머니들의 한글학교 선생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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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뚤빼뚤한 글씨로 자식들의 이름을 처음 써보곤 가슴이 두근거린다는 이순이(82세) 할머니, 약봉지에 적힌 복용법을 읽으며 스스로 건강을 챙기게 되어 행복하다는 박명입(84세) 할머니. 영미 씨가 어르신들께 받은 사랑에 대한 보답으로 드린 선물은 글을 처음 알게 된 ‘설렘’이었다.
섬진강의 선물은 파래가 끝이 아니다. 섬진강에서 난다는 재첩은 특별한 날이면 빠지지 않고 상에 올라갔다는데. 문영자(84세) 씨가 직접 손질한 재첩은 별다른 육수 없이도 그저 푹 끓여내면 근사한 재첩국이 만들어진다.
방앗잎까지 따서 넣으면 비린 맛을 싹 잡아주어 밥을 다 먹은 뒤 숭늉처럼 마시기에 제격이란다. 할머니들의 요리에 보답하듯 영미 씨도 귀한 음식을 대접하고자 소매를 걷어붙였다. 아들 성민(38세) 씨와 함께 표고버섯도 따고, 땅에서 손수 기른 도라지도 캐낸다.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려 들기름에 볶아낸 재료는 차곡차곡 구절판 위에 담아 머위 쌈을 함께 올려준다. 진달래와 어린 쑥을 올려 향긋한 향을 더한 쑥계탕은 해마다 할머니들께 보양식으로 꼭 드리는 메뉴라고 한다.
힘들었던 시간에 가장 먼저 손을 내밀어 준 고마운 할머니들께 하나라도 더 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영미 씨. 모든 생명을 더없이 따스하게 품어주는 섬진강처럼 그 넉넉한 마음을 닮은 이들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출처: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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