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길을 열고 바다와의 공존을 꿈꾸다 - 태안 황도
황도는 태안 안면도와 이웃하고 있는 섬입니다. 한때 육지가 부럽지 않을 정도로 풍요로웠던 이곳은 ‘황도로 시집 못 간 처녀는 억울해서 운다’는 말이 있을 정도였습니다.
지금은 육지와 다리로 연결된 섬 아닌 섬이지만, 징검다리를 놓겠다고 돌을 머리에 이고 나르던 섬사람들의 오랜 숙원은 78년 민속 경영 대회에서 황도 붕기 풍어제가 대통령상을 받으면서 이루어집니다.
물길을 막은 둑다리가 생기자 생활은 편리해졌다고 합니다. 하지만, 모래가 쌓이고 해수 흐름이 바뀌면서 그 많던 조개와 물고기가 섬 연안에서 사라지게 되었다고 합니다.
한국인의 밥상 천수만 보령 쫄복탕 말무침 말부침개 다섯 형제섬 이장 최영준
10년 전, 둑을 허물고 바닷물이 오갈 수 있는 다리가 생기면서 갯벌도 바다도 다시 숨을 쉬기 시작했습니다.
이홍균, 박춘미 부부는 5년 차 초보 어부로, 연고도 없는 황도에 정착했습니다.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철마다 다양한 어종을 잡을 수 있어 귀어를 결심했다고 합니다. 부부에게 천수만은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해준 최고의 황금어장이라고 합니다. 어획량이 줄어 애를 태우던 주꾸미도 조금씩 돌아오고 있어 요즘은 주꾸미 잡느라 분주한 날들을 보냅니다.
매년 정월 이튿날이면 풍어제를 지내는데, 섬사람들에게 1년 중 제일 중요한 날입니다. 신우대에 소고기를 꿰어 참숯에 굽는 꼬치구이를 올리는데, 만선과 무사 안녕을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있습니다.
냉장 보관이 어렵던 시절 옛 방식 그대로 소금에 절여 먹던 소금게장과 꼬들꼬들 잘 말린 주꾸미와 조기를 쪄낸 해물찜까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는 황도 사람들의 추억과 기원이 담긴 밥상을 만나봅니다.
(출처: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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