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고 험한 자락을 굽이굽이 돌아가는 고개 한계령은 설악산과 점봉산에 걸쳐있는 고개로 44번 국도를 따라 강원도 인제군과 양양군을 이어주는 길이다. 겨울이면 폭설에 수시로 길이 막히는 험한 산중고개지만 고속도로가 생기기 전, 설악산으로 가는 사람들이 전국에서 모여들던 길이기도 했다
노래가 되고, 추억이 되어준 그곳, 혹독한 추위를 견디며 가파른 고개를 넘듯 고단한 삶의 고개를 넘어온 한계령 사람들의 추억과 그리움이 담긴 음식 이야기를 만나본다.
한계령, 시가 되다 – 양양군 오색리
한계령에서 양양 쪽으로 내려오면, 설악산으로 가는 길목, 약수로 유명한 마을이 있다. 개울가 암반 세 곳에서 철분과 탄산 성분을 가진 약수가 솟아오르는 ‘오색 약수터’가 있는 곳이다.
오색약수터
강원특별자치도 양양군 약수길 45
안변민박
주소: 강원 양양군 서면 안터길 38
전화번호: 033-672-00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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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색리는 그래서 예부터 많은 관광객이 모이는 곳이었다. 수학여행지로 인기이자 산을 오르는 등산인들이 머무르기 좋던 이곳은 한때 민박업이 흥하며 보일러실이라도 좋으니 몸만 뉘게 해달라는 말을 들었을 정도로 손님맞이로 분주하던 곳이었다.
봄이 오면 나물이, 가을엔 도토리와 버섯이. 산이 내어주는 것으로 손님 대접을 했기에 이 마을에는 항상 오리나 닭백숙 냄새가 진동했었다. 사계절 내내 방문객으로 복작복작하던 한계령이 요즘은 썰렁할 정도라고 한다.
머물다 가는 사람들에게 내어주던 약수와 약초, 산나물은 자연히 이곳 주민들의 끼니로 밥상에 오르고 있다. 어릴 때부터 오색리에 살며 산과 들로 다니던 정덕수 씨에게 한계령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며 시리도록 익숙한 고향이다.
그는 평생 저를 따라다닐 것만 같던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계령을 넘어 다니며 서울에 발을 붙여 밥벌이하기도, 뼈저리게 그리운 마음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오기도 했다.
오랫동안 보지 못하던 어머니를 보러 가 맛본 시래깃국의 맛은 눈물이 나도록 익숙하면서 그리운 맛이었다. 다시 집으로 돌아오던 길에 한계령 전경을 보며 느꼈던 감정은 ‘한계령에서’라는 시를 탄생하게 했다.
(출처: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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