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에 본 내 고향, 밥상에서 찾은 그리운 내 고향 –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고향과의 거리, 불과 2.8km! 물때가 맞으면 걸어서도 오가던 황해도 연백과 강화 교동도. 그러나 70여 년간 그들은 고향에 가지 못했다. 실향민 1세대는 대부분 아흔 고개를 넘었다.
전쟁을 피해 교동도로 건너온 황해도 연백 주민을 따뜻하게 품어준 이웃은 교동 사람들이었고 피난민이 거주하던 장소는 지금 교동의 명소, 대룡시장이 되었다. 이들이 한데 어울려 사는 가족 같은 공동체가 된 건 황해도 연백과 강화도 교동의 옛 생활사와 관련이 깊다.
청춘부라보
인천광역시 강화군 교동면 대룡안길 54번길 32
전화번호: 032-932-9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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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활한 연백평야의 곡식과 교동도의 수산물을 물물교환하던 시절, 교동 사람들은 강화 읍내보다 연백장을 더 자주 다녔단다. 그 이유로 교동도의 음식문화는 황해도 연백과 더 가깝다. 실향민 1세대에게 전해 들은 대로 대룡시장 골목에 자리한 사랑방에서 손윤경(61세) 씨는 어르신들의 기억 속 추억의 밥상을 이어가고 있다.
유명한 만담가 장소팔 씨의 아들, 장광팔(72세) 씨가 자원봉사자로 노래 선생이 되어준 실향민 노래교실에선 아흔 고개의 어르신들이 다 함께 부르는 ‘그리운 내 고향’이 흘러나온다. 교동을 떠났던 실향민들도 다시 교동으로 돌아온다는 명절. 아이 고무신 크기만 한 황해도식 왕만두는 그리운 내 고향을 추억하는 교동의 대표 음식이 되었다.
고기를 넣었던 만두소에는 꿩 대신 닭이 들어가고, 황해도 사리원에 당면공장이 있었던 유래로 당면이 들어간다. 이 만두는 자칭 만두의 전설이라 불리는 최봉열(94세) 씨의 제안으로 만들기 시작했다는데... 예전보다 그 크기는 작아졌어도 황해도 왕만두는 여전히 손바닥 크기만 하다.
만둣국과 궁합이 맞는 김치는 황해도 호박김치. 이맘때면 늙은 호박을 껍질째 썰어 넣고 열무와 섞어 풀죽이 들어간 질퍽하고 끝맛이 단 김치를 담근단다. 교동의 이웃들은 가고 싶어도 다시 갈 수 없는 고향, 만날 수 없는 가족을 향한 그리운 마음을 알기에 묵묵히 곁을 내어다.
올 추석에도 채재옥(94세) 할아버지는 전망대에 서서 목놓아 어머니를 부른다. 이제는 제2의 고향이 된 교동도에서 고향 음식을 나누며 70년이 넘게 이웃사촌으로 살아온 이들의 애틋하고, 따뜻한 이야기를 만나본다.
(출처: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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