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부의 집에서 예술가를 위한 스믜집으로
신안 증도, 넓게 펼쳐진 염전 따라 걷다 보면 갈대들 사이로 기다란 집이 눈에 띈다. 삼각 지붕의 시옷자, 창틀의 미음자, 벽의 수직선, 그리고 바닥 데크의 수평선을 따라 지어진 이름이 스믜집이다.
헌 집인 듯, 새 집인 듯 헷갈리는 이 건물엔 특별한 사연이 담겨 있다. 이 곳은 바로 37년 전 염부의 숙소로 지어진 집. 가로로 긴 단층 건물을 8칸으로 나눠 사용했던 공동주택이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은 줄고, 숙소는 신축되면서 염부의 집은 빈집이 됐다.
오랜 시간 버려져 있던 집을 다시 찾은 건 건축주. 2012년부터 사장으로 일을 시작하며 서울과 신안을 오고갔다는데, 섬에서만 2일을 지내야 하니 기거할 곳이 필요했다. 폐허 같았던 집이지만, 다시 누군가 살 수 있는 집으로 고치기 시작했다.
태평염전
전남 신안군 증도면 증동리 1930
건축탐구 집 이천 세모집 삼각형지붕 데크 노출콘크리트 카페 갤러리 느낌집 최봉수 송영숙
리모델링을 하다 보니 이 집이 가진 가치들이 눈에 보였다는 건축주. 단순히 나 혼자 지내는 것뿐만 아니라 예술하고 접목시켜 보잔 욕심이 들었다.
그렇게 아트 프로젝트가 시작됐고, 염부의 집은 예술가들에게도 개방된 복합 공간 ‘스믜집’으로 재탄생! 두 칸은 건축주가 직접 리모델링한 숙소지만, 나머지는 신안을 찾는 전 세계 예술가들을 위해 6개월간 무료로 제공되는 공간이다.
사실 섬에서 건축하기란 쉽지 않은 일. 다리로 연결돼 있긴 하지만, 외딴 곳이라 작업에 어려움이 많았다. 염전 직원, 마을 이장님과 주민들까지 동원되어 공사를 진행했다.
레미콘이나 크레인 같은 중장비도 들여올 수 없어 손으로 들 수 있는 시멘트 블록, 경량 철골조, 나무로 지어야 했다. 건축주는 기능적으론 완벽해야 했지만, 본래 염부의 집이 지녔던 가치만큼은 보존하고 싶었다. 옛 상태를 보존하기 위해 벽체의 깨진 부분도 그대로 살렸다.
공간감을 위해 천장은 철거하되, 벽체는 원래 높이 그대로에 건물 외벽은 염전 지역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 소금창고를 본 떠 자연소재의 나무를 사용했다. 방부처리를 위해 농업용 가스 토치를 이용해 마을 주민들이 직접 목재를 하나하나 태웠다.
새로 깨끗하게 만들기보다, 옛 것을 그대로 지키느라 더 힘들었던 공사. 하지만 덕분에 역사를 고스란히 품은 집이 됐다. 건축주는 스믜집을 시작으로 이 일대를 갤러리로 꾸밀 계획라고 한다.
아직 고치지 못한 다른 염부 숙소와 물탱크까지 예술을 공유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꿀 예정이다. 염부의 집에서 예술가를 위한 공간으로 탈바꿈 했다는 스믜집을 탐구해 본다.
(출처: 건축탐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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