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32회 철의 고원 다시 삶을 품다
용암이 빚은 한탄강 주상절리, 끝없이 펼쳐진 넓은 평야 한가운데를 군사분계선이 가로지는 곳, 수십만년 시간이 빚어낸 비경 속에 오랜 아픔을 품고 있는 땅, 시린 세월을 견디며 단단하게 살아온 철원 사람들을 위로해주던 맛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전쟁 그 후, 어느 땅인들 아프지 않은 곳이 있으랴 - 자등리 권은경 씨 가족 이야기
광복후 38선 이북에 위치해있던 철원은 백마고지, 철의 삼각지등 한국전쟁 최대격전지였다. 전쟁의 상흔을 고스란히 간직하며 살아온 철원땅 곳곳에는 여전히 많은 지뢰가 남아있다.
새벽부터 젖소들 챙기느라 분주한 권은경 씨는 10년 전 구제역으로 키우던 한우를 묻고, 2년간 가슴앓이하다 시련을 딛고 다시 젖소를 키우고 있다.
철원 자등리 수제손두부
자누리골수제두부
전화번호: 010-8903-4814
어렸을 적, 민통선 마을에서 자라 지뢰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위험을 안고 살았다는 은경 씨. 아버지 권종인 어르신은 평생 농사를 지으며 철원 곳곳에 남아있는 지뢰 제거 작업만 50년, 아버지의 몸 곳곳에는 지뢰 제거를 하다 생긴 상흔들이 눈에 띈다.
지뢰밭을 일구며 농사를 지어온 사람들에게 땅에서 거둔 모든 게 다 귀하다는데. 돌이 많고, 산이 높아 논농사 보다 밭농사를 많이 짓는 자등리에서는 콩 농사가 주를 이룬다. 귀하게 얻은 콩이 좀 더 귀하게 쓰일 방법을 찾다가 두부 만들기를 시작했단다.
일복 넘치는 엄마 은경 씨를 돕기 위해 딸 박선영 씨가 2년 전 두 팔 걷어붙이고 엄마를 돕기 시작했다. 두부를 만들고 남은 비지에 갖은 해물을 넣어 부친 해물비지전을 만든다.
철원에서 ‘사뎅이’라고 불리는 돼지등뼈를 푹 고아내 콩물과 배추우거지를 넣고 끓인 사뎅이콩탕, 추운 겨울 얼어서 군내가 나는 무는 버리지 않고 양념장을 발라 구워내면 고기 맛 부럽지 않다는 동치미무구이까지 아픔을 이겨내고 살아온 가족의 사연과 음식이다.
(출처: 한국인의 밥상)
한국인의 밥상 철원 한탄강 민물고기 매운탕 한탄강 주상절리 군탄리 오대쌀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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