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0편. 산사의 봄
초록빛 새순과 향기로운 꽃 움트는 계절, 고즈넉한 산사에도 봄이 찾아왔다. 자연 그대로 밥상에 담아내고, 함께 땀 흘려 밭을 일궈내는 봄날, 산사의 수행자들 옆 마중 나온 봄을 만나본다.
스님이 농부가 된 까닭은
전남 화순 모후산 아래, ‘고요한 절’ 시적암은 봄이 되자, 고요한 절이 분주해졌다. 발 토시와 모자 챙겨 쓰고, 두 손에 농기구 들고 이른 아침부터 밭으로 향하는 법일 스님은 올해 5년 차, 초보 농사꾼이다.
한 스승 밑에서 함께 공부하던 사제 스님의 갑작스러운 죽음으로 서울에서 환경 운동을 하다가 2019년, 산속 암자로 들어왔다는 법일 스님은 환경이 바뀌었으니, 삶도 당연히 바뀌어야 한다며 농촌에 들어와 농부가 되어 농사를 짓기로 했단다.
화순 시적암
전라남도 화순군 사평면 삼산길 252
땅이 살아야 너도 살고, 나도 산다는 일념으로 유기농 농사의 고수를 직접 찾아다니며 농사를 배우는 스님은 화학 농약 대신 자리공 뿌리를 삶아 천연 살충제를 만들고 쓰레기를 주우며 남다른 포행을 하는 등 농사를 통해 스님만의 수행을 하고 있다.
몸을 부지런히 움직여야 먹고 살 수 있다는 산속 오지. 방풍나물, 명이나물 등 땀 흘려 손수 길러낸 작물로 만든 반찬과 잡곡을 듬뿍 넣은 밥으로 기력을 북돋는다. 농사를 통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는 법일 스님은 지난해 ‘산속 농부 학교’를 열었다.
사람들은 땅을 직접 갈고, 씨를 뿌리며 그 땅에서 키운 작물로 만든 음식을 나누며 생명의 소중함을 느끼는데, 농사를 통해 생명의 소중함을 공부하고 있다는 법일 스님의 산중일기를 만나본다.
(출처: 한국기행)
'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국기행 거제 대금산 신광사 선룡스님 승소 둔덕기성 (0) | 2024.04.24 |
---|---|
한국기행 경주 보광사 보명스님 스님이 맛있는 정원 도반 곤달비 사찰음식 봄나물 (0) | 2024.04.24 |
한국기행 도봉산 연각스님 하유스님 풀잎 연주자 김충근 (0) | 2024.04.24 |
한국인의 밥상 강릉 한과 엄씨 세자매 전통한과 공장 택배 주문 (0) | 2024.04.24 |
한국기행 선엽스님 약차로드 수제차 명인 발효 (0) | 2024.04.24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