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럭무럭, 돌아온 네쌍둥이
어디든 떴다 하면 사람들의 시선이 쏠리는 가족이 있다. 김환(28), 박두레(36) 부부와 첫째 딸 우리(3), 그리고 아장아장 걷는 네 쌍둥이가 그 주인공이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네쌍둥이를 자연분만으로 낳은 부부다.
전에 비하면 육아가 한결 수월해졌지만 다섯 아이를 돌보는 일은 여전히 ‘전쟁’이다. 이른둥이로 작게 태어난 아이들을 남부럽지 않게 키우려고 먹는 것부터 잠자는 것까지 빈틈없이 챙기고 특히 몇 번의 수술을 받아 발달이 늦은 둘째 딸 문별이와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환 씨는 아내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려고 새벽에 눈을 뜨면 바로 집을 나서 회사에서 운동도 하고 아침밥도 먹는다. 아이들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오는 시간에 맞춰 퇴근해서 육아를 함께 하려고 회사에 조기퇴근제도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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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 새벽 5시 반에 눈을 뜬 김환(28) 씨는 꿈나라에서 헤매는 첫째 딸 우리(3)와 새근새근 자는 네 쌍둥이(2) 문별, 휘, 무열, 겸을 들여다보고 출근길에 나선다. 우리에 이어 네 쌍둥이를 낳고 2년 6개월 간의 긴 육아휴직에 들어갔던 환 씨는 지난봄에 복직했다.
회사에 도착하자마자 러닝센터에 들러 운동을 하고 구내식당에서 아침을 먹는 환 씨는 네쌍둥이와 놀아 주려면 상당한 체력이 필요해서 새벽 운동을 거를 수 없고, 회사에서 아침밥을 먹는 것도 혼자 다섯 아이를 돌보는 아내에게 식사를 준비하는 부담까지 줄 수 없어서다.
환 씨의 복직으로 독박 육아를 하게 된 두레 씨의 일상은 숨 가쁘게 돌아간다. 올해부터 어린이집에 다니기 시작한 아이들을 깨워서 씻기고, 아침밥을 먹인 뒤 옷을 챙겨 입혀 어린이집으로 향한다.
어질러진 집안을 치우고 다섯 아이의 빨래를 하고 잠시 한숨을 돌리면 어느새 오후 4시. 어린이집에 가서 아이들을 데려와서 잠시 놀아주다 보면 환 씨가 퇴근한다. 올망졸망한 아이들 다섯 명을 아내 혼자 돌보게 할 수 없어 환 씨는 조기퇴근제를 이용해서 육아 분담을 하고 있다.
잘 충전해야 지지치 않고 즐거운 육아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8살 연상연하 부부인 두 사람은 혼인신고부터 하고 시험관 시술로 첫 아이, 우리를 얻었다. 마침, 코로나19 시기라 결혼식을 미루고 둘째 출산을 서둘렀는데, 네 쌍둥이가 태어나는 바람에 육아 전쟁을 치르느라 결혼식은 엄두도 못 냈다.
‘아이를 다섯이나 낳았는데, 이제 와서 무슨 결혼식인가?’ 싶었지만, 주위 분들에게 정식으로 인사를 드리고 아이들도 보여드리고 싶다는 마음에 지각 결혼식을 올리기로 한 것이다. 예식당 잡으랴, 웨딩촬영해서 청첩장 만들랴, 예복 고르랴 혼이 쏙 빠질 지경인데, 부부의 더 큰 고민은 따로 있다.
결혼식에서 아이들에게 화동 역할을 맡기기로 했는데 다섯이나 되는 아이들이 잘 따라줄까 걱정스럽다. 계획대로 다둥이 부모가 됐지만 네 쌍둥이가 이른둥이로 태어나면서 생각하지 않았던 현실적인 문제도 따라왔다. 네 쌍둥이 중 첫째 문별이는 태어나자마자 대장을 잘라내는 큰 수술을 받고 동생들보다 발달이 늦어 매주 병원에 가서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마음만큼 움직이지 못하다 보니 투정이 심해 안쓰러운데, 뭐든지 스스로 할 수 키우려면 냉정을 유지해야 해서 마음이 아플 때가 많다. 아이들이 자잘하게 아픈 곳이 있다 보니 병원 다니는 게 일상이지만 그래도 아이를 놓칠까, 마음 졸였던 때를 생각하면 이만큼 자라준 게 고맙고 대견하다.
다섯 아이와 씨름하다 보면 힘들어서 울고 싶을 때도 있지만 그 고생을 뛰어넘는 더 큰 기쁨과 행복이 있다는 부부 건강하고 씩씩한 부부의 특별한 육아일기에 함께 해보자.
(출처: 인간극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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