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포에서 뱃길로 3시간, 배를 두 번이나 갈아타야 닿을 수 있는 오지 섬마을 신도에는 16가구 남짓 사는 작은 섬에 ‘복 터진 사나이’ 이장 이만숙 씨(60)가 살고 있다. 만숙 씨는 어복(漁福), 인복(人福), 처복(妻福)까지 삼복이 가득하다. 민어가 올라오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맞춘다는 만숙 씨는 ‘신도의 어신’이라 불린다.
민어잡이가 한창인 요즘 바다로 나가는 길엔 콧노래가 절로 나온다. 항상 그런 만숙 씨 곁을 지키는 한 사람, 3년 전 부부의 연을 맺은 정순자(57) 씨가 있다. 동네 이웃이었던 순자 씨와 만숙 씨를 이어준 일등 공신은 만숙 씨의 누나들이었다.
10년 전 만숙 씨와 함께 고향으로 돌아온 둘째 누나와 셋째 누나. 그리고, 목포에서 자주 놀러 오는 큰 누나까지 만숙 씨는 누나 부자다. 누나들은 잡아 온 생선 손질은 기본, 끼니때마다 맛있는 요리까지 예순의 동생을 살뜰히 챙겨준다. 조업을 마친 만숙 씨가 향하는 곳은 신도가 아닌 하의도로 가 힘들게 잡은 귀한 민어와 소금, 마늘, 양파 등을 물물교환한다.
농사를 짓지 않는 오지 섬마을 신도에 귀한 농작물들을 한 아름 가지고 돌아온 만숙 씨는 마을 사람들에게 아낌없이 나눠준다. 해수욕장 개장을 앞두고 바다 청소까지 섬마을 이장님은 요즘 몸이 열 개라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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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용왕님이 주신 선물들을 한 아름 받고 돌아오는 만숙 씨의 배에는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새롭게 얻은 행복들로 복이 터진다. 이맘때면 만숙 씨는 저절로 흥얼흥얼 콧노래가 나온다. 그물을 건졌다 하면 줄줄이 잡혀 올라올 민어 생각에 벌써 신이 난다.
신도에서 유일하게 고기잡이를 하는 만숙 씨는 넓은 바다가 전부 자기 수족관이란다. 신도의 ‘어신’이라 불리는 만숙 씨, 언제나 우리 남편이 최고라는 사랑스러운 아내 순자 씨, 세 살 많은 조카이자 사무장인 경수 씨와 매일 셋이서 바다로 조업을 나간다.
손발 척척, 호흡 척척! 이젠 말없이 눈빛만 봐도 서로 통하는 한 팀이다. ‘어신’답게 민어가 올라오는 타이밍을 기가 막히게 맞추고, 눈대중으로 슬쩍 보고는 한 치의 오차도 없이 무게를 맞추는 만숙 씨다. 지금의 ‘어신’ 만숙 씨가 있기까지는 큰 노력이 필요했다. 서울로 올라가 매형과 카센터를 운영했으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가진 것 하나 없이 돌아온 고향에서 톳 양식장을 시작했지만, 화재로 인해 양식장과 배를 전부 잃었다. 그러나 배가 불난 다음 날에도 바다로 나왔다는 만숙 씨는 그때부터 본격적인 고기잡이를 시작했다. 수없이 시행착오를 반복하며 직접 물고기가 다니는 길을 찾아다녔다.
뜨거운 여름, 줄줄이 올라오는 민어에 웃음꽃이 넘치는 만숙 씨네 배, 어복(漁福) 터진 ‘어신’ 만숙 씨의 여름을 한번 따라가 본다. 만숙 씨 배의 노랫소리가 들리면 하나둘씩 사람들이 선착장으로 모여든다. 마늘, 양파, 소금 등을 잔뜩 싣고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다. 만숙 씨가 잡아 온 물고기와 물물교환을 하기 위해 기다리는 하의도 주민들이다.
힘들게 잡은 민어와 병어를 척척 꺼내주는 만숙 씨. 만숙 씨의 넉넉한 인심 덕분인지 하의도 주민들도 소금과 직접 농사지은 채소들을 만숙 씨의 배에 실어준다. 직업은 어부인데, 사시사철 제철 채소를 가득 싣고 오는 동생이 누나들은 그저 신통방통해 하며 오늘도 교대로 동생의 발을 안마해준다.
언뜻 보면 철없는 만숙 씨지만, 사실은 든든한 장남 같은 동생이란다. 무슨 날이면 직접 앞장서서 전부 챙겨주고, 여동생들 시집갈 때 살림살이 든든히 챙겨 보내줬단다. 누나들도 직접 표현은 안 하지만 만숙 씨에 대한 애정이 가득하다. 나이 예순에도 이토록 사랑받는 만숙 씨는 참 복 터진 남자다.
바라만 보고 있어도 눈에서 꿀이 떨어지는 달달한 사랑꾼 만숙 씨와 순자 씨는 신도에서 소문난 원앙 부부다. 3년 전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 이웃집에 살던 순자 씨와 만숙 씨를 이어준 이들은 다름 아닌 만숙 씨의 누나들이었다. 순자 씨도, 만숙 씨도 서로가 두 번째 인연이라 아팠던 지난날이 있었기에 지금 이 순간이 더욱 소중하다.
이른 아침 선착장에 마중을 나간 순자 씨에게 전남편 사이에서 낳은 아들 고3 샛별이가 오는 날이다. 일주일에 한 번 신도 집으로 오는 샛별이에겐 오랜 시간, 이웃집 삼촌과 동네 아이로 지낸 만숙 씨와 사이가 아직 조금은 어색하고, 새 아빠의 호칭도 여전히 ‘삼촌’이다.
표현은 서툴러도 속정은 깊은 만숙 씨는 샛별이와 친해지기 위해 열심히 노력 중이다. 만숙 씨와 순자 씨, 그리고 샛별이는 그렇게 조금씩 ‘진짜 가족’이 되어가고 있다.
(출처: KBS 인간극장)
인간극장 발레리노 트로트 가수 정민찬 발레트롯 아버지가 돌아오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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