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1화 다정하다 새재 길 – 경상북도 문경시
다사다난한 한 해의 끝 2023년 마지막 동네 한 바퀴는 기쁨을 전한다는 뜻을 가진 문희경서의 고장 문경으로 떠난다. 척박하지만 햇살 좋은 곳에 뿌리내린 씨앗은 모진 비바람에도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맨손으로 고기를 잡는 아버지의 애끓는 부정(父情)
상주시에서 발원해 문경을 거쳐 낙동강으로 흘러드는 물줄기, 영강. 이곳에는 한겨울에도 매일 맨손으로 고기를 잡는 한 아버지가 있다. 근처에 식당을 운영하며 오직 100% 생물로만 매운탕을 끓인다는 그의 철칙은 23년째 이어지고 있다.
그가 도구도 없이 이 강에 뛰어든 덴 이유가 있다. 막 가정을 꾸렸던 37세에 직장을 잃고 강으로 나온 그는 불현듯 어릴 적 이 영강에서 고기를 잡던 어린 날의 자신을 떠올린다.
문경 어신 민물매운탕집
달인세구기매운탕
주소: 경북 문경시 중앙5길 12
전화번호: 054-556-7878
유독 고기잡이에 재능이 있어 학교 선생님조차 밀어주던(?) 그의 재능은 수산과 진학으로까지 이어졌지만 어려운 형편에 학업을 중단하고 남들을 따라 ‘하고 싶은 일’보단 ‘할 수 있는 일’로 갔다.
하지만 그 ‘할 수 있는 일’에서 희망을 찾지 못한 순간, 그는 남은 생을 ‘내가 잘하는 일’에 집중하기로 했다. 예나 지금이나 그의 재능은 역시 고기를 잡는 일. 그때부터 삼 남매 아버지 세국 씨는 가정을 위해, 또 자신을 위해 거친 강물로 뛰어들었다.
살을 에는 추위에도 견딜 수 있었던 건 역시 자식 때문. 특히 어릴 적부터 총명했던 둘째 딸은 어려운 형편에도 자신의 꿈을 찾아 캐나다에서 약학을 전공했다.
허나 몇 년간 협심증, 뇌경색으로 건강이 안 좋아진 아버지가 걱정되어 귀국한 딸은 현재 잠시 학업을 중단하고 아버지의 식당을 함께 돕고 있다. 물론 그 모습을 보는 아버지 마음이 그저 기쁘기만 할까. 건강을 회복하며 다시 강으로 나가는 아버지의 어깨엔 늘 삼 남매의 미래가 달려있다.
강으로 갈 수 있는 그 날까지 자식의 영원한 바람막이가 되어주고 싶은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사랑하는 딸의 매운탕 한 그릇은 부녀의 마음이 담겨 유독 더 뜨겁고 깊다.
(출처: 동네 한 바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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