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년생 구옥의 환골탈태 건축일기
전원주택도 아니고, 아파트도 아니고. 그들이 빠져든 집은 서울 한복판의 구옥이었다. 서울의 인프라도 자연의 힐링 스팟도 결코 포기할 수 없었다는 부부의 꿈은 서울 사대문 안에 입성하는 것으로 그 청운의 꿈 품고 찾아낸 집이 69년생 오래된 집이다.
이창호씨와 김지혜씨 부부가 이집 찾아 헤맨 것은 자그마치 2년. 사연이 있었다. 결혼 후 신혼집을 서울의 빌라로 마련한 둘은 이제 참기름 냄새나는 신혼생활만 즐기면 될 줄 알았다. 하지만 전셋집에 입주하던 날,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들었다.
그사이 바뀐 집주인이 자신의 아들 내외가 살집이니, 2년만 깨끗하게 쓰고 나가달라고 이야기를 한 것. 들어온 날 정확히 나갈 날짜를 점지 받은 시한부 선고나 다름없었다. 창호씨와 지혜씨 부부는 그날부터 서울 사대문 안부터 발품을 팔기 시작했다.
2억원 대 돈을 들고 부동산에 찾아갈 때마다 그런 집이 서울시내에 어디 있냐며 문전박대 당하기 일쑤였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던 창호씨는 매 주말 데이트 핑계로 임장을 멈추지 않았고, 결국 쉰다섯 살 이 집을 만날 수 있었다.
건축탐구 집 서촌 100살 한옥 국제부부 스페인 남편 아드리아 영전씨부부 플로팅기둥
역세권일 것, 마당이 있을 것, 그리고 공사를 할 때 문제가 되지 않도록 큰 길을 끼고 있을 것. 세 조건이 딱 들어맞는 이집을 보자마자 부부는 홀리듯 계약을 했다. 그리고 남편 창호씨는 직영공사를 하겠다며 시공업자까지 물색했는데, 문제가 생겼다.
철거에 목공까지 일사천리로 공사가 진행된다 싶었는데 자꾸 떡값에 중도금, 잔금까지 달라고 요구하던 시공업자가 차일피일 공사를 미루기 시작한 것. 고민 끝에 창호씨는 계약을 파기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미 전셋집은 계약이 만료됐고, 처가살이를 하며 집고치기에 올인 했던 터라, 당장 공사해줄 사람을 찾지 않으면 막막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누군가 손을 댄 공사를 어떤 시공업자도 손대기를 꺼려하는 게 문제였다. 그때 건축탐구 집에 나왔던 건축가부부를 운명처럼 만나 공사를 마무리했다. 환골탈태한 69년생 구옥의 가장 큰 특징은 너른 거실. 방보다 거실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부부는 과감하게 방은 하나로 결정하고, 50평대 집에나 있을만한 크기의 부엌 딸린 거실을 선택했다.
마당은 부부가 이집에서 가장 애정하는 공간. 비록 배수관과 정화조 때문에 땅에 풀과 나무를 심을 순 없지만, 화분이라도 놓을 수 있고 땅에 발이라도 디딜 수 있는 마당은 부부에겐 소확행 장소다. 남편 창호씨는 퇴근길에 마당 음지식물 존에 물을 주는 일상이 행복이고, 아내 지혜씨는 이 작은 마당에서 하늘 보며 광합성하는 것이 하루 중 가장 맘 편한 순간이다.
그리고 복도 공간에 날날이 놓인 문 세 개는 작은 집 비장의 무기. 화장실, 드레스 룸, 세탁실을 일직선으로 배열해 한 동선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낸 것이다. 씻고, 벗고, 빨고 가 한 동선에서 이뤄질 수 있도록 해 작은집을 충분히 활용할 수 있게 했다.
그들에게 69년생 구옥은 두 사람의 라이프스타일에 꼭 맞는 그들을 닮은 집. 역세권 2분 거리에 원하는 만큼의 자연을 누릴 수 있는 그 삶이 너무 행복하다는 부부의 19평 오래된 집을 탐구해 본다.
(출처: 건축탐구 집)
건축탐구 집 증도 스믜집 신안 염부의 집 탄화목 염전 레지던스 예술가 갤러리
'생활정보'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식객 허영만의 백반기행 남한산성 두부보쌈 주먹두부 능이두부전골 맛집 (0) | 2024.04.23 |
---|---|
생활의 달인 상주 찹쌀떡 제과점 수제찹쌀떡 택배 연락처 (0) | 2024.04.23 |
건축탐구 집 서촌 100살 한옥 국제부부 스페인 남편 아드리아 영전씨부부 플로팅기둥 (0) | 2024.04.22 |
이웃집 찰스 한국예술종합학교 독일 미카 이집트 만나 한예종 K-ART (0) | 2024.04.22 |
한국인의 밥상 묵호항 덕장마을 횟데기 임연수어 껍질쌈밥 이리곤이전 열기 볼락김치탕 동해 3대 반건조생선 주문 (0) | 2024.04.22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