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이란, 단순히 살기 위해 지어진 물리적 공간이 아니다. 집에는 쉼이 있고, 가장 가까운 이들과 정서적 교감을 하며 추억을 쌓고, 이야기를 만들어 가는 마음의 공간이다. 할머니의 시간이 마냥 흘러가는 것이 아쉬워 한달음에 할머니의 집으로 찾아온 손녀와 추억을 만들어 간다는 이들의 밥상을 만나본다.
할머니, 이쁜이 왔어요 – 경상북도 봉화군 춘양면
경상북도 봉화군에 사는 최옥남(84세) 씨의 집에는 매일 특별한 손님이 찾아온다. 옥남 씨의 집에 문지방이 닳도록 드나드는 사람, 바로 손녀 김가은(32세) 씨다. 어릴 적부터 할머니를 잘 따랐다는 가은 씨. 옥남 씨는 그런 손녀를 늘 ‘이쁜이’라고 부르며 애지중지 키웠다.
봉화군 춘양면
깨깨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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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남 씨는 예쁜 손녀가 쥐면 터질까, 불면 날아갈까, 가은 씨에게 음식 한 번 제대로 시켜본 적이 없었다는데. 얼마 전까지 건강이 좋지 않았던 옥남 씨의 모습을 보며 하루라도 더 함께하고 싶은 마음에 가은 씨는 도시에서 다니던 직장 대신 할머니 곁을 택했다.
할머니의 음식을 조금이라도 더 배워보려 분주하게 움직이는 가은 씨. 삼촌 기범(49세) 씨도 아궁이에 불을 때며 손을 보탰다. 옥남 씨의 요리에는 계량이 없다. 손대중으로 척척 넣어도 그 맛이 일품이란다. 홍두깨로 직접 반죽을 밀어 만든 만두피에 만두소를 가득 넣어 꼼꼼히 싸준다.
이때, 만두소에는 절구에 빻은 들깨를 넣어 줘야만 탄생한다는 할매표 들깨만두는 푹 퍼진 식감을 좋아하는 손녀의 입맛에 맞춰 조금 더 오래 끓여준단다. 뚝배기에 진득하게 끓여낸 부추볶음된장은 가족 모두가 이구동성으로 꼽는 최고의 밥도둑이다.
가은 씨도 할머니를 위한 요리를 준비한다는데. 그저 할머니께서 건강하게 오래오래 함께하시기만을 바란다는 가은 씨. 행복의 중심, 옥남 씨가 만드는 가은 씨네 할매밥상을 맛본다.
(출처: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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