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극장 나의 사랑 나의 해녀 여차 앞바다 배해림 김덕만

해녀, 배해림(38) 씨의 일터는 물살이 거세기로 소문난 거제도 최남단의 여차 앞바다이다. 그녀는 올해로 4년 차 해녀지만 벌써 ‘상군’ 소리를 듣는다. 겁도 없고 힘도 좋아서, 수심 10미터 아래로 단숨에 내려가 커다란 바위굴을 캔다. 그렇게 바다를 주름잡는 해림 씨에겐 그림자처럼 곁을 지키는 남자가 있다.

 

선장 해녀 부부(출처: 인간극장)

 

남편인 김덕만(53) 씨는 3년 전, 해녀 배의 선장님이 되어달라는 아내의 부탁으로 잘 다니고 있던 조선소를 그만두고, 급하게 운전을 배워 선장이 되어 험한 바다 일하는 아내가 물질 외에 다른 건 신경 쓰지 않도록 탈의실 공사에, 가게 수족관 청소까지, 스스로 ‘잡부’를 자처했다.

 

해녀 (출처: 인간극장)

 

초등학생 두 아이를 둔 부부는 아침이면 아이들 깨우고, 먹이고 입히느라 전쟁을 치르는데 남편 덕만 씨가 그 모든 걸 도맡아 한다. 살림도 수준급이라 밥때가 되면 아이들 좋아하는 갈비찜에, 달걀말이까지 뚝딱 만들고 매일 아침 아이들을 씻기고 등교를 시킨다.

 

가족이 배를 타고있다 (출처: 인간극장)

 

그렇게 완벽한 내조로 아내에게 날개를 달아준 덕만 씨지만 아내가 처음 해녀가 되겠다고 선언했을 때는 결사반대를 외쳤다. 하지만 일단 마음먹은 건 하고야 마는 여자. 기어이 해녀 배에 올랐다. 그러니 어쩌겠나. 험한 바다를 누비느라 힘든 아내를 위해 덕만 씨는 내조의 왕이 되기로 했다.

 

 

 

어린 시절, 아빠와의 추억이 있는 바다가 좋아 막연하게 해녀를 꿈꿨던 해림 씨는 4년 전, ‘바다 좋아하면 해녀는 어떠냐’ 친구가 던진 말에 꿈이 되살아났고 그 길로 해녀가 되기 위해 ‘대상군’ 해녀를 찾아가 물질을 배웠다. 4년이라는 시간 동안, 누구보다 부지런히 성장한 해림 씨는 후배 해녀들에게, 물질을 가르치며 작업을 지시할 정도가 되었다.

 

남편 설거지 (출처: 인간극장)

 

네다섯 시간 물살에 시달리다 보면, ‘아이고’ 곡소리가 절로 나지만 해림 씨는 해녀가 된 것을 후회한 적 없고, 추진력은 장군감이라, 해녀 배의 주인이 되어 보겠다며 덜컥 배를 계약했다고 한다. 오래 기다렸던 ‘우리 배’가 바다에 모습을 드러낸 날, 동료 해녀들과 안전을 기원하며 고사를 지낸다.

 

배를 손질한다 (출처: 인간극장)

 

그리고 사랑하는 아이들과 새 배를 타고, 바다를 돌아보는 부부는 늘 바다에 나가 살지만 저 거친 바닷속에 또 무엇이 있을지, 다 알 수는 없다. 어쩌면 거센 파도를 만나고 풍랑이 일 때도 있겠지만, 인생의 바다를 함께 헤쳐 나갈 ‘나의 선장님, 나의 영원한 해녀’ 가 있으니까 두렵지 않다.

 

실뜨개 (출처: 인간극장)

 

아침, 저녁으로 핸드폰을 들여다보는 해림(38) 씨와 덕만(53) 씨 부부의 신경은 온통 일기예보에 있다. 비가 오냐, 눈이 오냐. 그것이 중요한 게 아니다. 바로 ‘바람’이 문제다. 풍랑주의보라도 내리는 날에는 꼼짝없이 발이 묶이기 때문이다. 해림 씨의 직업은 해녀다.

 

 

 

날씨가 허락해 주는 날에는 바다로 달려가지만 역시나 거센 물살과 탁한 물 때문에 테왁조차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누구는 해녀를 보며 ‘인어공주’라는데, 천만의 말씀, 해녀들에게 바다는 낭만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남편 덕만 씨는 해림 씨가 물질하는 동안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아내의 숨비소리를 확인하며 주변을 맴돈다.

 

물질 (출처: 인간극장)

 

그 덕에, 해림 씨는 마음 편히 바다를 누빈다. 15살 차이 나는 부부라 덕만 씨는 도둑놈 소리깨나 들었지만, 이들 부부의 사정을 아는 이들은 ‘이런 남편 없다’ 라며 칭찬 일색이다. 덕만 씨에게 바다 일은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숙제다. 조선소 다녔을 때보다, 더 힘든 게 바다 일이란다.

 

독도새우 싸고 맛있는 곳

 

한 성격 하는 아내를 모시고 함께 일을 하는 것도, 참 쉽지 않은 일이라 때로는, 다 포기하고 다시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은 순간도 있다고한다. 물때가 안 좋아, 물질 작업이 힘든 날. 다른 해녀들은 그만 포기하고 올라오는데 ‘일당은 벌어야지’ 당차게 외치고는, 다시 바닷속으로 뛰어드는 해림 씨는 기어코 문어와 복어, 해삼 세 마리를 잡고 난 후에야 올라온다.

 

인간극장

 

돌멍게가 돌에서 안 떨어지면 돌째로 들고 나온다. 그렇게 거칠 것 없는 해림 씨지만, 맘대로 되지 않는 것이 있다. 바로 두 아들에게만 사랑을 쏟는 남편이다. 제발 나도 좀 봐 달라고, 툭하면 사랑 타령인 해림 씨는 오랜만에 나온 데이트 날에도 온통 아이들 걱정뿐인 남편에 서운함이 폭발한 해림 씨는 결국 눈물까지 쏟는다.

 

선장 해녀(출처: 인간극장)

 

초등학교에 다니는 두 아들. 학교에서 예술제가 열린다니 부부가 멋지게 차려입고 학교로 향한다. 일이 바쁘다는 핑계로, 아이들에게 신경을 못 써준 것 같아 늘 미안한 마음이 있던 해림 씨는 시 낭송하는 둘째, 현성이를 보면서 왈칵 눈물이 솟는다.

 

선장 해녀 가족(출처: 인간극장)

 

씩씩하게 잘 자라고 있는 것 같아서 기특하고 고마운 마음뿐이다. 덕만 씨 역시, 뿌듯하고 대견한 마음에 미소가 떠나지 않고, 학교에서 ‘해녀’에 대해서 배우는 날엔 ‘우리 엄마가 해녀예요’ 자랑스러워한다는 두 아들 네 식구가 고대하던 새 배가 나오고, 준성이와 현성이까지 ‘우리 배’를 타고 바다로 간다.

 

사노라면 백령도 해녀 장모 사위 횟집 김학순 용왕의딸 윤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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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가족뿐 아니라, 이 배를 타게 될 해녀들까지 모두가 행복해지길 기원해본다. 인생의 바다를 함께 헤쳐 나갈 당신은 나의 선장님, 그대는 나의 영원한 해녀 부부를 만나본다.

(출처: KBS 인간극장)

 

인간극장 한지붕 해녀 오총사 가덕도 해녀오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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