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탐구 집 부암동 산꼭대기 편리함을 팔고 불편함을 지은 집 코르텐강계단

서울 부암동, 인왕산 자락 가파른 언덕 위에 자리한 한 붉은 벽돌집이 눈길을 끕니다. 앤틱 가구들로 채워진 실내, 아름다운 정원과 탁 트인 명산 풍경까지 모든 것이 완벽해 보이는 이 집의 유일한 단점이라면 ‘언덕 꼭대기’에 있다는 점입니다.

 

언덕위 집(출처: 건축탐구 집)

 

그런데 이 불편한 입지를 건강을 위해 일부러 선택했다고 합니다. 10년 전, IT 개발자로 오랜 시간 앉아서 일하던 남편은 대장암 진단을 받게 됩니다. 수술 후 건강 회복을 위해 부부는 등산을 시작했고, 그것이 삶 전체의 방향을 바꿔 놓았습니다.

 

 

건축탐구 집 여주 가성비 숲속 집 국유림 라탄공예 언덕위에 집짓고 인생이 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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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지의 아파트를 떠나, 경사진 부암동에 직접 집을 짓기로 결심한 것인데요. 남편의 건강뿐만 아니라, 삶 자체를 더 활동적으로 만들기 위한 ‘불편한 선택’이었습니다. 이 집은 지하 벽체가 밖으로 드러난 구조로, 코르텐강으로 만든 계단과 중정이 인상적입니다.

 

건축주(출처: 건축탐구 집)

 

눈이나 비가 드는 구조지만, 그런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건축적 개성을 살리기로 한 것이죠. 실제로 이 집은 설계사와 수많은 논의를 거쳐 ‘불편하지만 아름다운 공간’으로 완성되었습니다. 건축 자재 역시 독특합니다. 시간이 지나도 중후한 멋을 유지할 수 있도록, 녹이 슬어도 부식되지 않는 코르텐강을 사용하여 나선형 난간을 만들었습니다.

 

계단(출처: 건축탐구 집)

 

덕분에 아내는 매일 문을 열 때마다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을 받는다고 합니다. 이 집은 부부, 두 아들, 그리고 친정어머니까지 총 3대가 함께 살고 있지만, 각자의 프라이버시는 철저히 보장되어 있습니다. 어머니를 위한 공간에는 별도의 부엌과 화장실, 정원으로 바로 나갈 수 있는 문이 마련되어 있고, 자녀들은 1층에 독립된 공간을 갖고 있습니다.

 

거실(출처: 건축탐구 집)

 

부부 역시 각자의 공간을 갖고 있는데요. 아내는 다락에 작업실을, 남편은 지하에 아지트를 마련해 서로의 시간을 침범하지 않도록 했습니다. 집을 짓고 이사 온 이후, 아내에게도 놀라운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간호학 전공자였던 그녀는 오래도록 꿈꿔왔던 미술을 시작했고, 대학원에 진학해 개인전까지 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언덕위 집(출처: 건축탐구 집)

 

아내는 “이 집이 아니었다면 시작하지 못했을 거예요”라고 말합니다.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닌, 새로운 인생을 시작하게 해준 이 집. 부부는 앞으로도 이 공간과 함께 천천히, 그리고 아름답게 늙어가고 싶다고 말합니다.

(출처: 건축탐구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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