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유별난 용사랑은 지도만 들여다봐도 알 수 있다. 국토지리정보원에서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에 용龍과 관련된 지명이 무려 1,261개로 호랑이 관련 지명 389개의 약 세배다. 이처럼 용은 상상의 동물임에도 한민족의 뇌리에 강렬히 각인된 존재다.
누구나 새로운 희망을 품는 새해를 맞아 용이라는 희망의 상징을 통해 갑진년 한 해를 기운차게 준비하는 현장으로 가서 용과 관련된 음식을 만나다.
산골의 시 짓는 용용 고부 전라남도 곡성군
정초에 그해의 띠를 확인하며 새해의 운수를 점쳐보는 사람들의 모습은 우리 민족에게 그리 낯설지 않은 풍경이다. 이처럼 십이지와 띠 동물은 오랜 세월을 거치며 우리의 삶 속에 친숙하게 자리 잡은 문화이다.
섬진강이 흐르는 비옥한 땅 곡성에서 찰떡궁합을 자랑하는 용띠 고부를 만났다. 통 크고 쾌활한 성격이 꼭 닮은 두 여자, 황귀옥 씨(52년생)와 이순복 할머니(28년생)가 그 주인공이다.
시인 고부며느리 황귀옥 시조집
초록의 기억
손녀 정은희 창작동화
토끼 마법사 허바의 기억수프
한국인의 밥상 진천 생거진천 갈탄마을 도룡마을 소두머니 용신제 소머리국
52년 전 며느리와 시어머니 사이로 만난 이들은 한평생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살았는데. 스물두 살에 남편을 잃은 용띠 시어머니의 모진 인생에 딸같이 예쁜 용띠 며느리가 찾아든 것이다. 함께한 세월 따라 주름까지 닮아진 두 사람, 어느새 고부라기보다는 모녀에 가까워진 모습이다.
이들에게는 특별한 점이 한 가지 더 있는데. 알고 보면 두 사람은 8년 전부터 시를 써온 어엿한 시인이란 것이다. 서울에서 내려온 손녀 은희 씨의 권유로 꾸준히 써온 시는 뜻밖에도 인생사 설움을 풀어내게 해주는 단비였다.
고부는 용의 해를 맞이한 서로를 위해 따뜻한 시 한 편씩을 짓는다. 거기에 마음은 물론 속까지 덥혀줄 음식을 준비했다. 포천이 고향인 귀옥 씨는 곡성에 시집와서 난생처음으로 토란을 맛봤단다.
토란의 매력에 푹 빠지게 한 일등 공신은 뭐니 뭐니 해도 이순복 할머니표 토란탕이다. 파근파근한 식감에 고소한 들깻가루가 더해져 반하지 않고는 못 배길 맛이다.
귀옥 씨는 담백한 맛을 좋아하는 시어머니를 위해 고사리조기찌개를 준비했다. 알이 꽉 찬 바지락까지 뿌려주면 이순복 할머니 입맛에 딱 맞춘 음식이 완성된다. 새해에도 서로에게 기대어 살아갈 용용 고부의 밥상을 만나본다.
(출처: 한국인의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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